꽃 좋아하세요?
Vous aimez les fleurs?
거리거리에 만발한 꽃이 흔하다면 흔하고,
매년 보는 꽃이니 식상할만도 한데
꽃 없이 봄을 떠올리는게 가능한 일이기는 한지 모르겠습니다.
도시에서만 자라고, 꽃 이름을 일일이 외울만큼 관심이 있었던 것도 아니라
매번 이 꽃은 이름이 뭘까 하고 궁금해하게 됩니다.
이름 모르는 길을 걷듯이
이름 모르는 꽃을 보고, 만지고, 향기맡아봅니다.
향기는 막을 수 없고
섞이지도 않지만
쉽게 익숙해져
금방 그 존재를 잊게 됩니다.
하지만 향기는,
사람의 기억에 가장 오래 남는다고 합니다.
강렬하게 다가와 나를 감싸고
그 순간 온전히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합니다.
꽃들의 면면이 모두 다르듯
그녀들의 이름도 모두 다르고
그 향기도, 사연도, 피고 지는 기간도,
그 삶도 같은 것 하나 없겠지요?
그리고 그 중에
아름답지 않은 것도 하나 없습니다.
수많은 시인들이 꽃을 노래합니다.
하지만 저는 단 한마디도 꽃을 찬양할 수 없습니다.
너무 흔한 소재여서 잘 쓰기가 오히려 어렵습니다.
아직은 그냥 보고있을 뿐입니다.
그러다 그냥
"너 참 예쁘다"
하고 칭찬 한 마디 건냅니다.
그러다
"너도 참 예쁘다"
하고 또 말합니다.
참 곱다
봄 참 좋다.
'사진이야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허무함을 품은 질문이 찾아든다면 (3) | 2013.06.12 |
---|---|
내게 잊으라 했던 시간들 (4) | 2013.05.27 |
동행 (0) | 2012.11.09 |
아무것도 아닌 골목 (0) | 2012.11.08 |
카페 185 고냥님 (2) | 2012.10.19 |